[정벌 해운대자생한방병원 원장]
- 경직된 자세 피하고 근육 자주 풀어야 -
공원이나 놀이동산, 각종 체험 터에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나들이는 즐거움을 배로 만들어주지만, 갑자기 많아진 야외활동 탓에 온몸이 쑤시고 아파 병원을 찾는 사례도 많다. 실내활동만 주로 하는 부모가 무리하게 몸을 움직인 결과다.
가까운 거리라도 교통체증으로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예도 생긴다.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등과 허리 근육이 경직돼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운전 중 발목이나 무릎 근육을 지속해서 자극해 피로가 심해진다. 운전할 때는 등받이는 110도 정도로 유지하고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넣고 등을 등받이에 붙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틈틈이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된다. 또 아이들과 나들이를 가면 구경하거나 함께 즐기려고 온종일 걸어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이럴 때 바른 자세는 물론 바른 복장이 필요하다. 장시간 걸으려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바닥의 두께가 10~20㎜ 정도 되고, 신었을 때 쿠션 감이 있으며, 신발 앞 끝과 뒤끝을 잡고 구부려보았을 때 탄력성이 있는 것이 좋다.
이맘때는 운동회 등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행사가 많은데, 이로 말미암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부모도 많다. 운동회에서 달리기한다거나 줄다리기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준비운동 없이 급작스럽게 근육을 쓰게 되기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오랜 실내생활로 근육이 굳어 있는 상태에서 안 하던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각종 근육통이 생기는 것은 물론, 부상의 위험도 아주 커진다. 준비운동 때에는 근육 위주로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땀을 내주는 게 좋다.
그리고 요즘 하나씩 가진 게 DSLR 카메라다.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잘 담으려고 무게감 있는 DSLR 카메라를 많이 들고 다니는데, 보통 이런 카메라는 본체와 렌즈를 합해 1㎏이 넘는다. 부모들은 자녀의 손을 잡거나 안고 가야 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는 때가 많다. 장시간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게 되면 목디스크 위험이 있다.
자녀를 목말 태워서 걷는 것 역시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목뼈는 신체 중 가장 무거운 머리를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 자녀나 카메라의 무게가 더해지면 이를 지탱하기 위해 목 뒤쪽의 근육이 긴장하게 돼 경직되고, 목이 앞으로 쏠리면서 일자목이 될 수도 있다. 목말은 자녀가 목 위에서 얌전히 앉아 있는 것도 무리지만 신나서 움직이게 되면 뼈나 근육이 갑자기 충격을 받아 인대나 근육이 늘어날 수도 있고, 과도한 무게의 움직임으로 디스크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목디스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목디스크는 전신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질환 중 하나여서 조심해야 한다. 목 부분의 디스크가 탈출 되면 뇌와 온몸에 신경을 연결해주는 중추신경인 척수를 누를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때 하반신 마비로 이어지기도 한다.
각종 행사나 야외활동이 많은 요즘. 자녀와 함께 나들이를 나가는 것은 좋지만, 나들이가 아픈 몸만 남기게 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013. 05. 21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