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떨어진 부산과 몽골 울란바토르. 두 도시 간 원격진료가 본격화됐다. 제도적 제약 등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원격진료가 부산과 몽골 사이에 먼저 이뤄지는 셈이다. 부산의 의료기관이 이에 적극적이다. 이미 지난해 6∼7월 몽골 현지 병원에서 부산대병원(어르헝주 지역진단치료센터), 동남권원자력의학원(국립제4병원), 대동병원(몽골국립철도병원), 고신대복음병원(몽골국립암센터)이 잇달아 원격진료센터를 열었다. 이는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주관한 사업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몽골 환자의 진단은 물론 현지 의료진의 간단한 수술도 원격으로 도와주는 한편 비대면 ‘라이브 서저리’(수술 장면 생중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일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철도병원에서 원격진료 플랫폼 시연회가 진행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대동병원은 지난 2일 몽골 현지에서 원격진료 플랫폼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9일 밝혔다. 몽골에서도 한국의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편리하게 받도록 한 것이다.
대동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지난해 몽골 울란바토르의 철도병원에 원격진료소를 개소한 데 이어 최근 원격진료센터 고도화 사업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더존비즈온과 함께 진행했다. 더존비즈온의 WEHAGO H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이어서 거리 장소 디바이스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고해상도 고음질로 소통할 수 있다. 따라서 진단, 치료 계획 수립, 처방, 국내 의료기관과의 협진 등 원활한 의료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암호화 기술로 의료 정보 데이터 관리도 강화했다.
시연회에서 울란바토르의 국립철도병원과 한국의 대동병원 간 실시간 연결을 통해 이지민 관절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어깨 통증으로 한국에서 수술 받기를 희망하는 몽골 환자를 원격진료 플랫폼을 통해 진료했다. 이지민 센터장은 환자의 통증 위치, 강도, 과거 병력 등을 몽골 통역사를 통해 원활하게 소통하며 어깨 움직임의 가동 범위를 화면을 통해 관찰했다. 그는 철도병원에서 시행한 기초·영상검사 결과를 함께 검토한 결과 어깨힘줄파열로 진단하고, 이에 맞는 치료 계획을 철도병원과 함께 마련했다. 이 센터장은 “새로워진 플랫폼을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원격진료를 진행할 수 있었다. 몽골 철도병원 의료진과 지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