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은 세계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암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간암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간암 발병의 주요 원인인 염증을 잘 조절하면 간암 발생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염증이 간암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해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전 동아대병원 교수) 진료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센텀종합병원 간센터 한상영 진료원장이 간암 예방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 만성 염증과 간암의 연결고리
간암 발병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간의 만성 염증이다. 염증은 간세포의 손상을 유발하며 반복적인 손상과 재생 과정에서 간세포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인다. 이 돌연변이가 축적되면서 정상 간세포가 암세포로 변이될 위험도가 커지는 것이다.
간경변증 환자에게서 염증이 감소할 경우 결절과 섬유화가 개선돼 간경변증이 좋아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습. 센텀종합병원 제공
센텀종합병원 한상영 진료원장은 “특히 만성 염증은 간경변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간경변은 간암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은 상태로 간주된다. 간경변에서 발견되는 재생성 결절은 염증과 돌연변이에 의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설명했다.
간의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은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다. 이들을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과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알코올성 간염이다. 과도한 음주는 간세포에 독성을 유발하며 만성 염증을 일으켜 간암의 위험성을 높이게 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도 만성 염증을 유발해 간암 발병의 위험요인이 된다. 자가면역성 간염 역시 마찬가지다. 즉, 자가면역 질환으로 말미암아 간세포가 지속해서 공격을 받으면 만성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 염증 상태에서는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생성, 간세포의 DNA를 손상시킨다. 손상된 DNA가 제대로 복구되지 않으면 돌연변이가 발생해 암세포로 변이될 위험이 커진다.
염증 반응 과정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염증 물질)은 암세포의 증식을 돕고, 혈관 생성을 촉진해 암세포가 빠르게 퍼지도록 만든다. 그리고 만성 염증은 면역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지 못하게 하며, 간암 발생의 환경을 만들게 된다.
■ 염증 관리를 통한 간암 예방법
한상영 원장은 “염증이 줄어들면 간세포 손상이 감소하고, 간경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 간경변이 없다면 간암 발병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진다. 결국, 전체적인 염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간암 예방의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B형 간염은 예방접종을 하고, C형 간염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특히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해 간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그리고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등이 의심되면 전문적인 약물 치료와 관리로 염증을 조기 억제해야 한다.
생활습관의 개선도 필수적이다. 한 원장이 조언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균형 잡힌 식단이다. 과당(설탕)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면 내장 지방이 형성돼 단백질 비율을 증가시키지만,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통곡물 등을 섭취하면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다. 베리류, 녹차, 브로콜리 등 항산화 물질이 많은 식품은 활성산소를 제거해 간세포 손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 및 스트레스 관리, 금연과 음주 조절 등이 필요하다.
한상영 원장은 “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하지만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까닭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라고 말했다. 한 원장은 “특히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환자는 간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조기 발견을 위해 3∼6개월 간격으로 간초음파와 혈액검사를 꾸준히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초음파 검사로는 간 전체를 다 볼 수 없으므로 1∼2년에 한 번씩은 CT나 MRI 검사를 통해 자신의 간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원장은 “조기 간암에 대한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병변의 위치 등에 따라 다르지만, 치료방법을 잘 선택하면 완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