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25년을 기점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고, 그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질환이 바로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러운 골절로 발견되는 예가 많아 ‘조용한 질병(silent disease)’으로 불린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감소하고 뼈의 미세 구조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건강한 뼈는 내부가 촘촘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골다공증이 진행되면 뼈의 구조가 스펀지처럼 약해진다. 김용기내과의원 안강희 과장(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골다공증과 골근감소증 등에 관해 알아본다.
■ ‘근육’ 줄어들면 골다공증 더 위험
학계에서는 골다공증 골절을 ‘사회적 재난’으로 경고한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노인 환자에서 장기간의 입원과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며 사망률 증가와도 관련이 있어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로 인식된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1년 내 사망률이 17%에 달하며, 이는 웬만한 암의 사망률보다 높다.
골다공증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노화와 폐경이다. 여성은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뼈가 빠르게 약해진다. 남성 역시 나이가 들수록 골밀도가 점차 감소한다.
학회 진료지침에서는 ▷고령 ▷폐경 ▷칼슘 섭취 부족 ▷비타민 D 결핍 ▷운동 부족 ▷흡연 및 과도한 음주 ▷저체중 ▷가족력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등의 위험요인을 강조한다. 골밀도 수치(T-score)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는 골밀도 수치에 따라 정상, 위험 경계, 치료 필요 등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대한골대사학회 지침에 의하면 골밀도 수치가 높더라도 과거에 골절 경험이 있거나 고령, 스테로이드 복용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골밀도’보다 ‘골절 위험도’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둘째, ‘골절 초고위험군’을 위한 강력한 초기 치료(순차 치료)다. 최근 학회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순차 치료’다. 예전에는 약한 약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올라갔다면, 이제는 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에게는 처음부터 뼈를 생성해 주는 ‘골형성 촉진제’를 먼저 사용해 뼈를 튼튼하게 한 뒤, ‘골흡수 억제제’로 유지하는 방식이 세계적인 표준이 되었다.
셋째, ‘약물 휴지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다. 많은 환자가 “골다공증 약을 오래 먹으면 턱뼈가 녹는다는데 사실이냐?”고 묻는다. 2025년 발표된 최신 임상 권고안에 따르면 적절한 구강 위생 관리와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 동반된다면 약물에 의한 부작용보다 치료 중단으로 생기는 골절의 위험이 훨씬 크다.
■ 생활 속 실천 ‘뼈 건강의 골든타임’
최근 학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개념 중 하나가 ‘골근감소증(Osteosarcopenia)’이다. 골다공증과 근감소증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근육은 뼈를 감싸 외부 충격을 흡수한다. 근육이 부족하면 가벼운 엉덩방아에도 뼈에 전달되는 충격이 커져 쉽게 골절된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낙상은 곧 골절을 의미한다.
근육이 수축·이완할 때 발생하는 물리적인 자극은 뼈를 만드는 세포(조골세포)를 활성화한다. 즉, 근육이 없으면 뼈도 튼튼해질 기회를 잃는다. 따라서 골다공증 치료는 단순히 약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한 단백질 섭취와 근력 운동의 병행도 필요하다.
안강희 과장은 “골다공증은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증상이 없다고 약을 중단하는 예가 많은데, 약물 치료를 중단하면 골절 예방 효과도 함께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유 치즈 멸치 두부 같은 식품은 좋은 칼슘 공급원이다. 하지만 칼슘만 많이 먹는다고 뼈로 가지 않는다. 비타민 D가 있어야 칼슘이 체내에 흡수된다. 하루 15∼20분 햇볕을 쬐고, 부족하다면 영양제나 주사제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체중을 싣는 운동도 필요하다. 골다공증 예방에는 오르막 걷기나 계단 올라가기, 스쿼드 등 뼈에 적절한 체중 부하를 주는 운동이 훨씬 효과적이다.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콜라겐 같은 단백질 그물망이 뼈의 탄성을 유지하는 까닭이다. 끼니마다 생선 살코기 계란 두부 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게 꼭 필요하다.
안 과장은 “골다공증은 골절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아무런 통증이 없으므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50세 이상 여성, 70세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골다공증 치료는 결국, 노년기 삶의 질을 지키고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 연장의 치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