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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삼선병원, 병원서 잰 혈압 ‘진짜’ 아닐 수도…평소 자가측정 습관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6-05-22 (금) 09:16 조회 : 6

성인인구 10명 중 3명이 고혈압…뇌졸중 등 심각한 합병증 부르는 ‘무증상 장기손상’ 특히 무서워


임지훈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이 심장 모형을 활용해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설명하고 있다. 좋은삼선병원 제공

- 혈압수치 조금씩 오르고 있다면
- ‘고혈압’ 전이라도 적극 관리해야

혈압은 심장이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으로, 전신 건강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다. 정상 혈압은 수축기 120㎜Hg, 이완기 80㎜Hg 미만이며, 수축기 140㎜Hg, 이완기 90㎜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은 성인병 중 가장 흔한 질환이지만, 동시에 가장 치사율이 높은 원인질환이다. 암 다음으로 높은 사망 원인인 뇌졸중과 심근경색 심부전과 같은 질환이 고혈압의 대표적인 합병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혈압 자체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그 심각성을 간과하기 쉽다. 당장 아픈 데가 없으니 무심코 방치하다가 합병증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이가 많아 흔히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로 부른다.

지난 17일은 ‘세계 고혈압의 날’. 임지훈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의 도움말로 고혈압의 중요성과 함께 예방·관리 방법에 관해 알아본다.

■‘무증상 장기손상’이 진행될 수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국내 고혈압 환자 수는 2019년 651만 명에서 2023년 746만 명으로 4년간 14.1% 늘었다. 남성의 증가율(16.3%)이 여성(11.9%)보다 높고 20, 30대 젊은 층의 비중도 연평균 3% 이상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잠재적 환자까지 포함해 20세 이상 유병자는 1300만 명으로, 전체 성인 인구의 30.1%에 달한다고 밝혔다. 10명 중 3명이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고혈압에서 특히 우려되는 것은 ‘무증상 장기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환자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심장이나 혈관 뇌 신장 등에 작은 손상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심장이 두꺼워지는 좌심실 비대나 신장의 미세한 기능 저하, 망막 혈관 손상 같은 변화가 대표적인 예다.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이런 변화가 축적되면 결국,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 2024년 고혈압 진료지침에서 혈압 분류 체계를 바꿨다. 정상과 고혈압 사이 혈압을 ‘고혈압 이전 단계’로 표현하던 것을 ‘상승된 혈압’(elevated blood pressure)으로 정의했다. 이는 정상 범위를 벗어나기 시작한 혈압 역시 단순히 경계 수치가 아니라 의학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상태라는 의미를 담는다.

이런 배경에는 2022년 50만 명 규모의 세계 최대 보건 의료 빅데이터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의하면 혈압이 정상 범위를 조금만 벗어난 수준에서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아직 고혈압으로 진단되지 않았더라도 혈압이 점차 높아지는 상태라면 장기적으로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최근 치료 가이드라인 변화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진짜 고혈압’과 ‘가짜 고혈압’ 사이

임지훈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고혈압은 이제 조금 더 적극적으로 관리 해야 하는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정상 혈압 수치를 잘 모르고 있어 이를 올바르게 숙지하고, 만약 고혈압이 맞다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자가 협압 측정을 통해 혈압 상태를 자가 모니터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질병을 치료하는 첫 단계는 정확한 진단이다. 혈압은 수시로 변하므로 두 번 이상 측정한 혈압으로 진단해야 한다. 측정 전 최소 5분 정도 안정을 취한 후 등을 기대고 앉은 상태에서 팔을 심장 높이에 두고 측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커피를 마시거나 흡연 을 한 직후에는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어 측정을 피하는 것이 좋다.

사람에 따라 측정 혈압이 평소와 다를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앞에서 긴장한 탓에 혈압이 높아진다는 ‘백의(白衣) 고혈압’과 이와 반대로 평상시에는 고혈압인데 막상 병원에서 측정하면 정상을 보이는 ‘가면(假面) 고혈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임지훈 과장은 “고혈압 치료의 목적은 단순히 혈압 수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무증상 장기손상 및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있다.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지만,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를 통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