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총 게시물 670건, 최근 0 건
 
웰니스병원, 대장운동 느려졌거나, 항문 고장났거나…변비는 두 종류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6-06-09 (화) 09:15 조회 : 6

서행성·출구폐쇄형으로 구분


웰니스병원 강동완 병원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 증상 오해하고 약바꾸기 흔해
- 정확한 진단 거쳐야 치료 효과
- 폐쇄형엔 ‘바이오피드백’ 도움

50대 여성 A 씨는 몇 년째 변비로 고생했다. 처음에는 약국에서 변비약을 사 먹으면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만 길어졌다. 변은 마려운데 잘 나오지 않았고, 한참 힘을 주고 나와도 남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모든 변비가 같은 변비는 아니다. 웰니스병원 강동완(대장항문외과) 병원장의 도움말로 하제가 듣지 않는 변비의 정체와 치료 등에 관해 알아본다.

■ 모든 변비가 같은 변비는 아니다

우리는 흔히 변비를 질환의 하나로 여긴다. 며칠간 대변을 보지 못하면 모두 같은 변비로 여기고 변비약 등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러나 변비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대장의 움직임이 느려져 변이 장 안에 오래 머무는 서행성 변비(대장이 느리게 움직여 대변이 몸 속에 오래 머무르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변이 아래까지 내려오지만, 마지막에 잘 빠져나가지 못하는 출구폐쇄형 변비(대변의 출구인 항문과 직장의 문제로 대변이 나오기 힘든 경우)다. 같은 변비라도 그 원인과 치료는 다르다.

서행성 변비 환자들은 흔히 “변이 단단하다”, “배가 더부룩하다”, “며칠째 못 봤다”고 말한다. 여기에 더해 중요한 표현이 하나 있다. 며칠이 지나도 배변 욕구 자체가 잘 생기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 식이조절, 수분 섭취, 운동, 적절한 변비약이 도움이 된다.

출구폐쇄형 변비는 양상이 다르다. 변의는 느껴지고 화장실도 가지만, 막상 잘 나오지 않는다. 오래 힘을 줘야 하고, 힘들게 배변한 뒤에도 잔변감이 있다. 이런 경우 배변할 때 배에 힘을 주는 것과 항문을 풀어 주는 움직임이 서로 맞지 않는 배변장애, 즉 기능적 배출장애를 생각해야 한다.

문제는 출구폐쇄형 변비를 서행성 변비로 오해하는 예가 많다는 점이다. 장이 느린 줄 알고 변비약을 계속 바꾸거나 하제를 오래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출구에서 막히는 문제이므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 결국, 더 오래 힘을 주게 되고, 증상은 악순환에 빠진다. 원인도 다양하다. 식이섬유와 수분 부족, 운동 부족, 노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신경계 질환, 철분제나 일부 진통제 같은 약물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성에서는 출산과 골반저 손상, 중년 이후의 골반저 약화가 출구폐쇄형 변비와 이어지기도 한다. 변비는 단순히 장을 비우는 문제가 아니라 장의 운동, 직장의 구조, 골반저의 변화, 생활습관이 함께 얽힌 문제다.

진단의 출발점은 문진과 진찰이다. 배변 횟수, 변의 굳기,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 힘주는 정도, 잔변감, 손으로 배변을 돕는지 여부, 복용 중인 변비약과 하제, 출산력과 수술력을 자세히 물어야 한다. 직장수지검사도 중요하다. 항문의 조임 상태와 직장 안의 대변, 배변하듯 힘을 줄 때 항문이 잘 풀리는지 등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변, 체중감소, 빈혈, 지속되는 복통, 구토, 가스도 못 나오는 심한 막힘, 대장암 가족력 같은 경고 신호가 있으면 적극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연령과 위험인자에 따라 대장내시경도 중요하다.

■ 변비 종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기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변비에는 기능검사가 도움이 된다. 항문직장내압검사와 풍선배출검사는 배출 기능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출구폐쇄형 변비가 의심되거나 직장류, 직장중첩, 골반저 하강이 생각되면 배변조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반대로 배출장애가 뚜렷하지 않으면 대장 통과시간 검사를 통해 장의 움직임이 느린지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아침 식사 후처럼 대장이 움직이기 쉬운 시간에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고, 변의를 지나치게 참지 않는 것이 좋다. 가벼운 걷기와 꾸준한 신체활동도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와 수분 섭취도 중요하지만, 출구폐쇄형 변비에서는 이것만으로 잘 해결되지 않는다.

변비약은 변비 치료에 쓰는 약 전체를 뜻하고, 하제는 그 안에 포함되는 한 종류다. 서행성 변비에서는 적절한 변비약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출구폐쇄형 변비에서는 하제를 오래 써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예가 많다. 문제는 약의 세기가 아니라 배변의 마지막 단계가 원활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이럴 때 중요한 치료가 바이오피드백 치료다. 잘못된 힘주기 습관을 바로잡고, 배변할 때 항문과 골반저를 제대로 이완하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치료다. 기능적 배출장애가 있는 출구폐쇄형 변비에서 특히 중요하다.

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직장류, 직장중첩, 직장탈, 심한 골반저 하강처럼 구조적 이상이 분명하고, 그 이상이 실제 증상과 잘 맞으며,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때 신중하게 검토한다.

강동완 원장은 “변비는 흔하지만 모두 같은 병은 아니다. 어떤 변비는 식사와 운동, 적절한 변비약으로 좋아진다. 그러나 어떤 변비는 하제를 오래 사용할수록 오히려 진단이 늦어진다. 중요한 것은 더 센 약을 찾는 일이 아니라, 내 변비가 어떤 종류인지 먼저 정확히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