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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대한방병원, 파킨슨병 한방으로 ‘뇌 청소’ 기능 회복…약물치료 보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6-06-30 (화) 10:47 조회 : 7

도파민 부족해 손발 떨림·경직…두개천골치료 뇌척수액 조절


김경민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동의대한방병원 제공
- 약침 병행하면 수면장애 개선
- 한약은 기초 체력 회복에 효과

우리 몸의 사령탑인 뇌는 단 한 순간도 완전히 쉬지 않는다. 낮 동안에는 감각과 기억, 판단과 움직임을 조율하며 쉼 없이 정보를 처리하고, 우리가 깊은 잠에 빠진 밤에는 또 다른 중요한 작업을 시작한다. 바로 낮 동안 뇌세포 활동 과정에서 쌓인 대사 노폐물과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야간 대청소’다. 잠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뇌를 청소하고 재생하는 시간인 셈이다. 문제는 이 정교한 청소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노폐물이 적절히 배출되지 못하면 뇌 안에는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결국 신경세포 기능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최근 연구들은 파킨슨병과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단순히 노화의 결과가 아니라 이러한 뇌 청소 시스템의 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김경민 동의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파킨슨병 등에 관해 알아본다.

■ 단순히 도파민 부족 탓 생기는 병?

파킨슨병은 흔히 ‘도파민 부족으로 생기는 병’으로 알려졌다. 물론 도파민을 만드는 흑질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손떨림, 경직, 느린 움직임 같은 대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이면의 더 근본적인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바로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독성 단백질의 축적이다. 정상적으로는 제거되어야 할 이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 신경세포 간 전달 체계가 망가지고 염증 반응이 반복되면서 파킨슨병이 진행된다.

파킨슨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여러 신호를 보낸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거나, 잠자는 동안 소리를 지르거나 몸을 심하게 움직이는 렘수면 행동장애, 이유 없는 만성 변비, 소화 장애, 우울감과 불안감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뇌와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흔들린다는 조기 경고일 수 있다. 특히 장과 뇌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위장관 기능 저하와 만성 염증은 파킨슨병 진행과 밀접한 관련 있다고 알려졌다.

현대 의학의 표준 치료는 부족해진 도파민을 약물로 보충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는 운동 증상 개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실제로 많은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지거나 이상운동증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예도 적지 않다.

한의학에서는 파킨슨병을 인체 전체의 순환과 균형이 무너진 상태로 본다. 즉, 뇌가 스스로 회복하고 독소를 배출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을 치료의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여기에는 몸의 긴장을 완화하고, 뇌척수액과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며, 수면과 소화 기능을 회복시키는 통합적인 치료 전략이 포함된다. 그 핵심 전략 중 하나가 바로 ‘물길을 회복시키는 두개천골치료’와 ‘몸의 기초 체력을 세우는 한약 치료’의 병행이다.

■ “멈춘 뇌 흐름을 회복하는 긴 과정”

두개천골치료는 두개골부터 척추, 천골까지 이어지는 뇌수막과 뇌척수액 순환의 미세한 리듬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스트레스와 잘못된 자세, 노화 등이 지속되면 뇌수막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뇌척수액 흐름 역시 정체될 수 있다. 이때 두개천골치료는 지나치게 긴장된 조직을 이완시키고 두개내 압력과 순환 리듬을 안정화함으로써 뇌의 정화 환경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목과 후두부, 척추 주변의 긴장을 완화하면 뇌척수액 흐름뿐만 아니라 자율신경계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약침 치료를 병행하면 보다 입체적인 치료가 가능해진다. 약침은 한약 성분을 정제하여 특정 경혈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일반 침 치료와 약물 치료의 장점을 함께 활용하는 방법이다. 두개골과 천골 부위, 그리고 자율신경 조절에 관여하는 경혈에 약침을 시행하면 신경계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과도한 긴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인지 기능 저하나 수면 장애, 불안 증상이 동반된 환자에 신경 안정과 회복을 유도하는 보조적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한약 치료 역시 중요한 축을 이룬다. 파킨슨병 환자는 흔히 소화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체중 감소와 근육 소모를 경험한다. 따라서 단순히 떨림만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회복력을 높이는 접근이 필요하다. 파킨슨병 치료의 핵심은 ‘얼마나 잘 움직이게 할 것인가’뿐만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뇌 환경을 유지하게 할 것인가’에 있다.

환자 스스로의 생활 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깊고 규칙적인 수면은 핵심 조건이다. 자정 이전에 잠드는 습관을 유지하며 수면 2, 3시간 전에는 음식 섭취를 제한해 적절한 공복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가벼운 걷기 운동과 스트레칭은 뇌와 척추의 순환을 돕고 근육 경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목과 허리 주변의 긴장을 완화하는 운동은 뇌척수액 흐름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김경민 교수는 “파킨슨병은 멈춰버린 뇌의 흐름을 회복해가는 긴 과정이다. 따라서 치료 역시 단편적인 접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표준 약물 치료를 기반으로 하되 뇌척수액 순환과 수면, 자율신경, 소화 기능, 전신 회복력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 의학적 접근을 병행할 때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