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총 게시물 515건, 최근 0 건
 
삐딱한 자세 때문에 척추측만증? 소아환자 10%만 해당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04-09 (화) 17:20 조회 : 11

어린이 발병 원인과 증상·치료


- 기능성 아닌 구조성이 더 문제
- 그중 가장 흔한 특발성 측만증
- 성장할수록 더 악화될 가능성
- 보조기 써도 증상 심하면 수술
- 스트레칭·숨차는 운동도 중요

“많은 부모님이 아이의 척추측만증이 나쁜 자세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박원욱병원의 박원욱(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은 척추측만증(척추가 옆으로 굽은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한다. 그는 주 전공인 척추질환 중에서도 측만증 환자들을 숱하게 진료해온 이 분야 권위자이다. 박 병원장의 도움말로 척추측만증의 종류와 원인,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척추가 옆으로 굽은 척추측만증 중 나쁜 자세로 인한 것은 10%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구조성 측만증인데, 그중 대부분인 특발성은 아이가 성장할수록 악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박원욱병원 박원욱(정형외과 전문의) 병원장이 어린이 척추측만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원인은 크게 기능성·구조성 2가지로 나뉜다. 기능성 중에서 흔한 것은 자세성과 하지부동성이다. 자세성은 말 그대로 불량한 자세가 지속돼 발생하는 것이고, 하지부동성은 양쪽 다리의 길이가 달라서 생기는 것이다. 이들 2가지는 서서 촬영한 엑스(X)선 영상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부동성은 짧은 쪽 다리에 깔창을 끼우는 것으로 쉽게 해결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높은 깔창을 사용하면 매우 부자연스럽고, 심하면 무릎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얇은 깔창부터 쓰는 것이 좋다. 자세성은 다리 길이에 차이가 없을 경우 굽은 각도가 크지 않고 C자형의 척추변형이 보일 때 진단될 수 있다.

박 원장은 “외래 진료에서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하면 부모님은 아이에게 ‘거봐, 내가 똑바로 앉으라고 했지’라며 나무라는 것을 보는데, 그것은 약 10% 이내로만 맞다. 척추측만증 학생 중 10% 이내만 자세성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자세 문제로 오는 척추측만증은 경과가 좋다. 자세성은 단순히 자세를 바로 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바른 자세를 유지할 근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자세성 측만증의 원인을 나쁜 습관이 아닌 운동 부족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측만증인 아이를 다그치지 말고 좋아하는 운동을 하게 하라고 말해준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인 어린이 환자의 수술 전(왼쪽)후 모습. 일반적으로 보조기 착용에도 효과가 떨어지고 척추의 굽은 각도가 너무 심하면 수술을 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기능성이 아닌 구조성이다. 이 병은 자세를 바로 해도, 운동을 해도 점점 악화돼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구조성에는 선천성, 신경근육성, 종양성 등이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특발성(약 80%)이다. 이는 멜라토닌, 성장호르몬, 세로토닌, 히스타민, 칼모듈린(혈소판 내의 단백질) 및 신경계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발성 측만증은 일단 발생하면 아이가 성장을 할수록 악화될 수 있다.

특발성에 대한 치료원칙은 성장기 학생에게서 굽은 각도가 20~40도이면 보조기 착용이다. 그렇게 해도 효과가 떨어지고 각도가 40도 이상이면 수술을 하게 된다. 보조기 착용의 목적은 증상 악화를 방지해 수술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수술의 목적은 심한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신체 불균형, 심폐기능 저하, 통증 등을 조절하는데 있다. 그리고 보조기는 교정기가 아니다. 굽은 각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보조기 착용으로 상당한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악화만 되지 않으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구조성 측만증은 아이의 성장이 일어나는 야간에 악화되므로 보조기를 밤에만 착용시킨다. 성장이 매우 빠른 학생들에게는 귀가 후부터 착용시키기도 한다. 외부 활동 때에는 착용시키지 않는다.

박원욱 병원장은 “척추측만증의 각도와 무관하게 필요한 것은 운동이다. 특히 보조기를 착용하는 학생들에게는 더 필요하다. 어릴 때 보조기를 착용한 학생들은 나이가 들어서 근력과 순발력이 저하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면서 “운동의 종류는 중요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스트레칭이 되고 숨이 찬 운동이 필요하다. 척추측만증에 좋다는 운동이 많이 나와 있지만, 자세성 외에는 각도를 줄인다는 객관적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구시영 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