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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15%가 겪는 대변실금…괄약근 감싸는 수술로 호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09-12 (목) 11:36 조회 : 70

노화·출산후 골반 근육 약해지며 직장류·직장탈출증 등 질환 발생


- 케겔운동·약물 등 효과 미미할땐
- 실리콘 밴드로 죄이는 수술 필요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 주목해야 할 질환이 있다. 바로 골반저 질환이다. 골반저 질환은 장기를 받치고 있는 골반 바닥 근육이나 인대의 약화로 직장 자궁 방광 등 장기가 밖으로 빠져나오는 병이다. 특히 출산 경험이 있는 중년 여성 사이에서 직장류 직장탈 대변실금과 같은 골반저 질환이 나타난다. 노화로 인해 약화된 골반저 근육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며,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웰니스병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김경래 원장의 도움말로 이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 변비로 오해하기 쉬운 직장류

웰니스병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김경래 원장이 골반저 질환 환자에 대한 복강경 시술을 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변비는 배변 횟수가 감소하고, 대변이 장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수분이 흡수돼 대변이 굳어 단단해지는 질환이다. 하지만 몇 개월 이상 지속하는 변비 증상과 배변장애, 무지근한 느낌과 항문 앞쪽이 차 있는 느낌,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변비가 아닌 직장류를 의심해야 한다. 직장류는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늘어나 이곳에 대변이 고이는 질환으로 대변이 항문으로 가지 않고 질쪽으로 분산되어 대변이 나오지 않고 남아 있는 질환이다. 직장류는 보통 출산을 한 중년 여성에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출산 시 아기가 나오는 과정에서 골반근육이 손상되면서 직장을 지탱하는 힘이 약해지고 노화로 질벽이 약해지면서 직장류가 생기게 된다.

직장탈출증은 항문을 통해서 직장이 빠져나온 상태다. 직장탈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점막만 탈출된 부분탈출증(점막탈출증)과 근육층을 포함한 직장의 전층이 밀려 나온 완전 탈출증이 있다. 또 직장이 항문 밖으로 나오기 전 단계인 골반 내부에서 직장이 중첩돼 쳐지는 것도 내직장탈출증으로 진단한다.

대변실금이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대변이 나오는 것을 말한다. 기침을 하거나, 방귀를 뀌어도 대변이 나오는 증상이다. 국내 역학조사를 보면 60세 이상 남녀 노인 중 대변실금 유병률은 15.5%로 매우 높다. 고령, 요실금, 당뇨, 뇌경색, 분만 중 괄약근 손상, 치매, 정신질환, 만성변비, 직장탈출증 등의 환자는 대변실금 고위험군이다. 또 치핵 수술보다 치루(27%)·치열(12%) 수술 후 대변실금 발생 위험도가 크다. 요양병원의 노인 입원 환자 중 30%가량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겪게 된다.

■ 대변실금에 실리콘밴드 수술

직장류는 늘어난 부분을 축소시켜 주는 수술을 한다. 질쪽으로 하는 수술, 회음부로 하는 수술, 항문쪽으로 하는 수술이 있다. 또 직장류와 장중첩(망원경을 접을 때처럼 장의 한 부분이 장의 안쪽으로 말려들어간 것)이 같이 있는 경우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로 장을 같이 끌어올리는 방법이 있다.

직장탈은 크게 항문을 통한 수술과 복강경 시술로 나뉜다. 전자는 주로 전신마취가 위험한 초고령 환자나 다른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선택할 수 있다. 복강경 시술은 빠져나가는 직장을 절제하거나 내려가지 않도록 위쪽에 고정하는 것으로, 직장의 전벽에만 인공막을 고정시키고 이를 천골의 체부에 고정하는 ‘복강경 전방 인공막 직장 고정술 (LVMR)’을 시행한다. 직장의 옆이나 뒤쪽을 건드리지 않아 합병증이 거의 없다. 또 동반된 질환인 질의 후질벽 탈출도 해결할 수 있어 효과적인 시술이다.

난치성 질환인 대변실금은 그 원인이 대부분 복합적이고 하나의 치료로는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다. 대변실금 초기라면 케겔운동, 약물요법, 바이오피드백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가 없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변실금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항문괄약근을 조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는 분만과 노화에 의한 대변실금의 경우 항문괄약근 주위를 감싸주는 티어쉬(Thiersch) 수술과 항문괄약근을 죄어주는 괄약근 중첩술이 있다. 최근에는 실리콘밴드를 이용해 항문을 적당한 크기의 구형으로 죄어주는 수술을 한다.

김경래 원장은 “골반저 질환의 증상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질환이 뒤섞여 나타난다. 직장 방광 자궁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복합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망설이지말고 대장항문외과 골반저질환클리닉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