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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 낭종 일부는 암으로 자란다…꼭 추적 검사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10-08 (화) 17:32 조회 : 85

췌장 안에 액체 주머니처럼 형성…대부분은 염증 후유증인 ‘가성’


- 중년 이후 여성에 잦은 ‘점액성’
- 복통 구토 췌장염 등 증상 유발
- 췌장암 될 수 있어 수술 바람직

췌장 낭종(물혹)은 췌장 안에 액체가 고여 형성된 것으로, 주머니 모양이다. 이 질환은 대부분 무증상이어서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아주 많다. 췌장 낭종으로 진단되면 대부분 췌장암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췌장에 낭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췌장 낭종은 무조건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나, 그렇다고 소홀히 다뤄서도 안 되는 질환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 검진으로 낭종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센텀종합병원 이상수 췌장담도센터장이 환자의 상태를 영상으로 확인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 가성 낭종 대부분은 암(癌)과 무관

췌장 낭종은 그 성격에 따라 악성으로 거의 진행하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낭종과 양성 및 악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주의해야 할 낭종으로 나눠진다. 췌장·담도 질환 권위자인 센텀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이상수(전 서울아산병원 담도췌장센터 소장) 췌장담도센터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췌장 낭종은 종류에 따라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다릅니다. 점액성 낭종은 중년 여성에 자주 발생하는데, 중년 이후 발생하는 췌관과 연결된 IPMN은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을 지닌 낭종으로 분류됩니다. 췌장염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가성 낭종도 있는데, 일부 췌장암 환자에서 췌관이 종양에 의해 막히면서 발생하지만, 가성 낭종 대부분은 암과 무관합니다.”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된다. 급성 췌장염에 의한 가성낭종은 췌장 및 주변 조직 손상 후 복강내로 퍼진 염증성 액체가 모이면서 발생할 수 있다. 만성 췌장염과 연관된 가성 낭종은 췌장액이 흘러나오는 췌관이 좁아지거나 췌관 안에 생기는 췌석이라는 병변에 의해 췌관 내 압력이 상승하면서 췌관의 약한 부위가 손상돼 발생한다. 이상수 센터장은 “췌장 낭종 대부분은 암으로 발전하지 않지만, 악성화 가능성은 있다. 따라서 주기적인 검사로 낭종의 크기와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CT, MRI, 초음파 내시경 등의 정밀 검사로 낭종의 성격을 파악하고 필요하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췌장암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성 낭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거나 가성 낭종과 연관된 증상이 있으면 배액술을 시행할 수 있다. 요즘은 초음파 내시경을 통해 스텐트라는 배액기구를 삽입하는 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초음파 내시경을 이용한 배액술은 회복 기간이 짧고, 시술이나 수술과 연관된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가장 낮다.

■ 수술 환자 중 25%, 합병증 가능성

췌장 낭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낭종(점액성 낭종이나 췌관 내 유두상 점액성 종양)이 크기가 급격히 커지거나 증상을 유발하는 낭종이다. 증상으로는 복통 구토 췌장염 등이 있다. MRI, CT 또는 초음파 내시경상 낭종 내에 혹이 보이거나, 췌관이 1㎝ 이상 확장된 경우, 크기가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 췌장암 종양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가까운 시일 내에 췌장암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췌장 수술을 받은 환자 4명 중 1명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있다. 특히 낭종이 췌장의 머리 부위에 있으면 주변 장기를 모두 절제해야 하므로 합병증과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그러므로 수술 여부는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는 수술의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전신 상태에 따라 수술이 어려운 환자나, 임상 상황상 수술과 경과관찰의 중간 단계인 경우 크기를 줄이거나 제거하기 위해 초음파 내시경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침습적 수술보다 회복 기간이 짧고 합병증 위험이 적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초음파 내시경 치료를 시행한 환자의 절반은 치료에 반응이 없어 결국,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데, 초음파 내시경 치료로 인해 췌장과 주변 장기에 유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수술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일각에서는 위험도 평가에 낭종 크기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췌장암 초기에 국소적으로 늘어난 췌관을 낭종으로 오인해 췌장암을 놓치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러므로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 작은 낭종도 반드시 췌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