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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임신 성공률 높이려면…늦어도 37세 전 ‘난자 냉동’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11-05 (화) 17:06 조회 : 23

여성 가임력 높이는 방법


- 결혼 늦어지며 난자 보존 늘어
- 작년 10만5523개 3년새 2.5배
- 젊을 때 보관하면 성공률 높아

- 영하 210도 급속 냉동기술 주목
- 난자채취 무통증·10분만에 해결
- 난임부부 정부 지원 활용 잘해야

취업과 결혼, 출산 시기가 점점 늦어지는 추세다. 4일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초혼부부의 평균 연령은 남자 34.0세, 여자 31.5세였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고령 임신 기준인 35세에 근접하는 수치다. 경력 단절이나 육아 스트레스 등에 대한 고민 역시 늦은 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건강할 때 미리 자신의 난자를 얼려두는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많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의 도움말로 여성의 가임력 보호 등에 관해 알아본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이 여성의 가임력 보호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세화병원 제공
■ 늦은 결혼에 ‘난자 냉동 보관’ 증가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우리나라 의료기관에서 보관 중인 냉동 난자의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전국에서 냉동보관 중인 난자는 총 4만4122개였는데, 3년 만인 지난해 기준 10만5523개로 2.5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난임 전문가들은 여성의 가임 능력이 나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난자를 냉동 보관해 두라고 권한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은 “30대 초반에 냉동한 난자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행하면 임신 성공률이 50∼60%에 이르지만, 40대에 냉동 보관한 난자를 이용하면 임신 성공률은 20∼30%로 급격히 떨어진다. 아직 결혼이나 임신 계획이 없다면 젊고 건강할 때 난자를 냉동보관 해두는 것이 가임력 보존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여성의 임신 가능성이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태어날 때부터 여성의 난자 수는 정해져 있다. 여성은 200만 개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사춘기가 시작되면 이 수치는 60만 개로 줄어든다. 난자의 개수와 함께 질 역시 가임력에서 중요한 요소다. 나이가 들수록 비정상적인 난자가 생성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35∼38세 에 난자의 질이 급격히 저하되는 경향이 있다. 현재 난소 기능에 문제가 없더라도 나이 들면서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난자의 질이 저하될 수 있는 만큼 미리 양질의 난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 “35~37세 이전 동결, 가장 이상적”

난자 냉동은 채취한 난자를 보존하기 위해 냉동하는 절차다. 최근에는 ‘급속 난자 냉동 기술’이 주목받는다. 이 기술은 액체 질소를 활용해 영하 210도로 빠르게 온도를 낮추며, 난자 내부의 수분이 얼음 결정 없이 젤리 형태로 굳어지도록 해 세포 손상을 막고, 해동 후에도 난자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난자 냉동 과정은 시험관 아기 시술과 유사하다. 난자 채취는 수면 마취 아래 진행되므로 통증이 없고, 시술 시간은 10분 안팎이다. 시술 후에는 입원 없이 일정시간 휴식한 후 귀가할 수 있어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은 “난자 보존 기술의 발전 덕분에 냉동 난자의 임신율이 신선 난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자 해동 후 임신율은 난자 냉동 시 나이에 의해 결정되며, 임신 시의 나이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고령의 산모 대부분이 태아의 염색체 이상에 대해 걱정하는데, 이 역시 난자 동결 시의 나이에 따라 결정되므로 노화로 말미암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난자 냉동의 적정 연령이 정해진 것은 없다. 다만, 난소 기능이 저하되기 전인 35∼37세 이전 동결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자궁이나 난소 수술을 받기 전, 조기 폐경의 징후가 있는 경우, 암 치료가 예정된 경우에도 난자 냉동이 권장된다. 또 현재 결혼이나 임신 계획이 없더라도 미래의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 냉동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 난임 부부를 위한 정부 지원 강화

정부도 난임 부부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화하고 나섰다. 정부는 이달부터 난임 시술 지원 횟수를 ‘난임 부부당 25회’에서 ‘출산당 25회’로 바꿨다. 다자녀를 원하는 난임 부부를 위해 둘째, 셋째 임신·출산을 마음 편하게 계획하도록 지원 기준을 완화한 결과다. 현재 여성 난임 시술의 본인부담률은 45세 미만 30%, 45세 이상이 50%에 이른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초혼, 초산 연령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달부터 나이에 상관없이 본인부담률을 기존 50%에서 일괄 30%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세화병원 유지희 부원장은 “난자는 자궁보다 훨씬 빠르게 노화가 진행하므로 30대 초반에 난자를 채취해 보존하는 것이 미래의 늦은 결혼을 생각할 때 유리하다”면서 “난자 냉동보관은 여성이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