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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수술 핵심은 괄약근 보존…최악 합병증 ‘변실금’ 막아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1-03 (금) 09:05 조회 : 32

세 가지 치루 수술법의 특징


- 염증으로 누관 생겨 진물 배출
- 치핵·치열과 함께 항문 3대질환
- 누관 결찰술·괄약근 복원술과
- 근본수술법인 치루 절개술 있어

치루는 치핵, 치열과 함께 항문에 생기는 3대 질환 가운데 하나이다. 항문 안쪽 항문샘의 염증으로 말미암아 항문 주위에 생긴 농양이 터지기와 아물기를 반복한 결과 항문 안쪽과 피부 사이에 염증성 통로인 딱딱한 누관이 형성되면서 지속해서 진물이 묻어 나오는 질환이다. 치루는 오래 방치하면 항문괄약근의 손실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발견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한다. 웰니스병원 김병수(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치루수술에 관해 알아본다.
웰니스병원 김병수(대장항문외과) 대표원장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괄약근을 보존하는 치루수술

괄약근을 보존하는 치루수술로는 괄약근간 누관 결찰술(LIFT)을 꼽을 수 있다. 결찰이란 혈관이나 다른 속이 빈 구조 주위에 실 조각을 묶어 막는 것을 말한다.

치루관은 항문샘에서 시작해 내괄약근과 외괄약근을 지나가는데, 이 내외괄약근 사이를 괄약근간이라고 한다. 이 괄약근간을 지나는 치루관을 결찰해 대변이 외괄약근까지 진행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치루를 낫게 하는 방법이다. 괄약근간 누관 결찰술 시행 시 내외괄약근 모두 보존할 수 있다. 재발율은 10% 정도 되지만, 대변실금의 위험이 전혀 없고 항문 기능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LIFT를 시행할 때에는 치루관이 단단해야 하므로 모든 치루를 LIFT로 수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행하고 싶어도 염증 탓에 치루관이 물렁한 상태에서는 치루관을 묶을 수 없는 예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씨톤(seton·라틴어로 ‘실’이란 뜻)을 2∼3개월 설치해 뒀다가 치루관이 섬유화돼 굳어지게 한 뒤 LIFT를 시행하면 된다.

■유럽·미국서 많이 시행하는 것

치루절개술 후 바로 내괄약근 성형술(괄약근복원술·FIPS)을 시행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치루 절개술(Fistulotomy)을 시행하면서 부분적으로 손상된 내외괄약근을 층층으로 다시 이어주며 복원하는 괄약근 성형술이다.

항문 수술의 원칙은 수술 이후 대변에 의한 감염을 항상 고려해야 하므로 상처를 봉합하지 않고 벌려 두어 조직이 차오르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와 반대로 FIPS는 괄약근 절단 이후 즉시 봉합한다. 항문 주위 피부로부터 항문 안쪽까지 세로로 항문 상피를 절개하고 벌어진 괄약근을 다시 봉합해주는 수술이다. 하지만 절개 방향을 세로가 아닌 항문면을 따라 가로로 절개하면 항문상피를 보존하면서 항문 입구만 벌려 치루관을 찾아내고 제거한 후 괄약근을 봉합해주고 피부를 닫아줄 수 있다. 이렇게 하면 피부와 항문 상피를 아주 적게 절개할 수 있고, 항문 상피에 손상을 덜 입힐 수 있다. 환자는 수술 후 통증도 적고 대변이 묻어 오염되는 것을 가능한 한 방지할 수 있으므로 점액이나 분비물이 적게 나오고 빨리 나을 수 있는 방법이다. 또 FIPS의 경우 대변실금의 위험은 거의 없다. 대변실금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막아야만 하는 끔찍한 합병증이다.

■치루근본수술인 치루 절개술

씨톤술 개념도. 치루관을 통해 고무줄을 넣어 올가미처럼 묶어두는 치루수술법.
치루 절개술은 치루근본수술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치루가 깊지 않고 괄약근을 침범하지 않은 치루에 한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치루 외공과 내공까지의 치루관을 절개해 열어주고 염증 조직을 긁어내는 식의, 가장 단순한 수술방법이다. 이 수술의 장점은 재발률이 가장 낮고 안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처 회복이 꽤 더딘 데다 수술 후 피부 모양의 변형이 올 수 있다.

치루관을 통해 고무줄을 넣어 올가미처럼 묶어두는 치루수술도 있다. 씨톤술( 관선술)이 그것이다. 고무줄을 일주일에 한 번씩 조여가면서 항문괄약근을 천천히 절개하므로 절개되는 괄약근 사이에 유착이 생기게 한다. 완치율도 95% 이상이고 다른 수술과 비교할 때 괄약근 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씨톤을 완전히 제거하기까지 두 달 정도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이와 함께 노인과 여성(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선천적으로 항문 괄약근이 약하다), 앞으로 노령화할 환자의 경우에서는 대변실금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웰니스병원 김병수 원장은 “치루 수술의 원칙은 치루관 제거와 괄약근 보존이다. 치루 수술이 잘 되더라도 대변을 참을 수 없다면 수술을 하지 않는 게 낫다. 그러므로 괄약근의 손상을 최소화 또는 보존하기 위해 치루가 진단되는 순간부터 의사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