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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신의 영역…난임부부 아픔 달래기에 최선”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1-21 (화) 09:33 조회 : 22

이상찬 세화병원장


- 환자 치료 37년 이야기 담은
- ‘세상에 태어나 꽃이 되어라’ 발간
- 후임 양성 목표…행정지원도 중요

“난임 치료에서 의사의 역할은 난임 부부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면서 마음의 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신과 출산이 신의 영역일지라도, 난임 부부와 난임 전문의가 희망을 갖고 서로 신뢰하면 임신의 싹을 틔울 수 있습니다. 제 책을 통해 수많은 난임 부부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찬 세화병원장이 자신의 두 번째 저서 ‘세상에 태어나 꽃이 되어라(世花)’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이상찬 세화병원장은 최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책의 발간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21년 첫 저서 ‘쌍둥이를 원하십니까’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저서 ‘세상에 태어나 꽃이 되어라(世花)’를 발간했다. 이 책의 부제는 난임 환자와 함께한 37년의 이야기다. 이 책은 갖은 사연을 품은 난임 부부들을 만나며 언론을 창구 삼아 솔직하게 써 내려온 생명 건강 일상 이야기를 모았다.

이 원장은 37년간 임신을 고대하는 환자들과 고통과 희망을 나눴다. 그는 난임 여성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심신 상담치료도 의사로서의 전문성을 기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원장은 “생명이라는 것은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임신의 결과는 하늘에 맡겨야 하기 때문에 난임 부부와 상의하면서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지 않은가 하면서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런 겸손함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수년간 온갖 노력을 다했는데도 임신이 안 돼 결국 입양을 하겠다기에 난임 진단서까지 떼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임신이 됐다는 소식을 전해온 부부가 있었다”며 “늘 겸손함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마음을 다스려주는 간호사와 행정 직원의 후방 지원 또한 중요하다”며 “이런 모든 협동작전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임신이라는 신의 영역에 희망을 갖고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난임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산부인과 의사인 자신을 두고 ‘원죄가 있는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1980년대 정부가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하던 시절 이 원장은 가족협회에서 근무하며 협회를 찾은 남성들에게 정관수술과 피임수술을 숱하게 했다. 그는 “수많은 남성을 임신하지 못하게 만든 것에 속죄의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 후 마치 운명에 끌리듯 대학교수직을 던지고 나와 서울대병원과 뉴욕코넬대병원에서 ‘시험관아기 및 난임 초청 펠로우(전임의) 과정’을 연수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의 목표로 후임 양성을 꼽았다. 그는 “난임 전문 의사를 육성하고 싶다”면서 “난임 병원은 의사 혼자서 운영할 수 없다. 의사 역할이 30%이고 뒤에서 보이지 않는 연구실의 역할이 40%이며, 간호사와 행정부의 역할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서울중, 서울고, 부산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산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1987년 난임전문병원인 세화병원을 설립해 현재까지 난임 전문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부산·경남권 최초의 정자은행 운영, 난자 동결, 수정란 동결 등 혁신적인 난임치료법을 소개했다. 세화병원에 난임의학연구소를 개설, 인공 수정을 비롯해 난임 연구로 수많은 생명 탄생과 함께 해왔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