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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따라 매일 신은 ‘베어풋슈즈’…발은 몸살 앓는다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9-11 (목) 09:08 조회 : 11

발가락 양말처럼 생긴 운동화…유명 연예인 착용 패션트렌드로


- 수많은 뼈·근육 집중, 민감한 발
- 특수 목적성 신발 일상 착용 땐
- 족저근막염 등 족부질환 유발

최근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를 비롯해 가수 이효리, 배우 신민아 등 유명 연예인이 착용하면서 ‘베어풋슈즈(Barefoot Shoes)’가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떠올랐다. 발가락 하나하나를 분리한 독특한 디자인과 맨발과 유사한 착화감에 힘입은 바 크다. 사실 베어풋슈즈는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닌, 특정 목적을 위한 퍼포먼스 신발이다. 얇은 밑창과 발가락을 분리하는 구조는 맨발 보행의 생체역학적 움직임을 재현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근육 발달과 고유수용감각(눈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신의 신체 위치, 자세, 움직임, 평형, 근육의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중추신경계로 전달하는 감각) 향상을 위해 훈련용 또는 제한된 환경에서의 착용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퍼포먼스 신발을 단순한 패션 아이템으로 착용하면 발의 구조와 하중 분산에 부담을 주게 되고, 그 결과 족부(足部)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족부센터 유성호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이에 관해 알아본다.
대동병원 족부센터 유성호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이 족부질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 다양한 신경과 뼈 집중돼 있는 발

‘족부’는 발목 아래부터 발끝까지를 일컫는 의학 용어다. 각 발에는 26개의 뼈, 33개의 관절, 100개 이상의 근육, 인대, 힘줄이 있다. 우리 몸의 뼈 25%가 발에 집중되어 있다. 체중 지지, 보행, 충격 흡수, 균형 유지, 감각, 순환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복합적인 신체 기관이 족부이다.

이러한 복합적인 족부의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려면 신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보행 시 발은 전신 체중을 지탱하고 지면으로부터 반발력을 받아 걷도록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바닥의 종아치(발바닥에 몸의 안쪽으로 활처럼 휜 부분) 구조가 스프링처럼 작용해 체중을 분산하고 충격 흡수를 돕는다. 이때 신발을 착용함으로써 종아치 구조를 지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뼈와 관절 및 연부조직을 보호한다.

또 발에는 고유수용감각을 맡는 다양한 신경이 밀집해 신체의 균형 유지와 자세 조절, 보행 시 공간지각 능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신발 착용으로 이러한 신경들을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하고, 발과 지면 사이에 적절한 마찰력과 안정성을 제공함으로써 균형 능력과 자세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낙상 예방에도 중요하게 기능한다. 신발은 통기성과 보온성을 통해 족부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세균이나 곰팡이와 같은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발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요즘 유행하는 베어풋슈즈는 밑창이 얇고 지지 구조가 부족해 지면으로부터 충격이 그대로 족부에 전달된다. 이 때문에 발의 근육 인대 신경 등의 연부조직과 관절에 과도한 부하가 가해질 수 있다. 이러한 부하는 발바닥 근막과 아킬레스건에 자극을 주어 족저근막염과 아킬레스건염을 유발할 수 있다. 측면 지지력 이 낮아 발목을 쉽게 접질릴 수 있고, 얇고 보호력이 부족한 밑창으로 말미암아 발 앞쪽에 체중이 집중돼 생기는 중족지관절통, 발바닥 신경자극 등 다양한 족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발과 발목의 고유수용감각 수용기에 과도한 외부 자극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발목의 불안정성이 증가돼 낙상 위험도가 커진다. 평발이나 요족과 같은 해부학적 변형이 있다면 발바닥에 국소 압력이 집중돼 통증이 더욱 심화하고 자세 불균형까지 유발할 수 있다. 체중 부하 불균형은 하체뿐만 아니라 골반과 요추 등 근골격계 전반의 기능 이상으로도 확대될 위험이 있다.

■ 신발은 발 건강과 안전의 지킴이

대동병원 유성호 과장은 “신발은 흔히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지만, 본래 기능은 발을 보호하고 생체역학적 기능을 지원하는 데 있다. 발가락은 각각 움직이는데, 신발이 통 형태로 제작되는 이유는 발가락의 보호 및 발 전체의 안정성과 충격 분산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이어 “러닝화 등산화 부츠 등 신발의 종류가 다양한 것도 활동 환경에 맞춰 최적의 지지와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자신의 발 구조와 사용 목적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게 건강한 보행과 족부질환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족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 착용과 함께 과도한 체중 부하를 피하고, 족부 및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과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베어풋슈즈처럼 지지력이 약한 신발 착용 시 충분한 적응 기간을 거쳐야 한다. 발뒤꿈치 통증이나 발바닥 통증, 발목 불안정감 등의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필요하다.

매일 신고 다니는 신발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바로 발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필수도구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발 상태와 활동 목적에 맞는 신발 선택과 올바른 착용 습관이 건강한 보행과 족부질환 예방의 출발점이다.
오광수 선임기자 i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