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 아주재활병원 병원장]
- 건강한 운동 위해 올바른 운동복·기구 갖춰야 -
필자는 토요일 아침 해운대 바닷가로 자전거를 타러 나간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주변의 모습은 재미있다. 특히 새벽 해운대 백사장은 요즘 유행하는 해양스포츠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
우선 조선비치호텔 쪽을 지나가면 40~50명의 '검은 무리'를 만난다. 바다 수영을 즐기는 이들이다. 파도가 있는 바다의 수영은 운동량이 대단하다. 수온도 일반 수영장보다 낮아 열량 소모량이 많다. 이 때문에 체온 보호를 위해 대부분 수트를 입는다. 수영을 마친 뒤 대부분 팔과 상체 부분은 벗어서 허리에 감거나 그냥 허리 아래로 떨구고 나오는데 주변의 학생들이 '킥킥' 하고 웃는다. 몸 자랑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수트가 어깨를 짓누르는 압력이 너무 강해 통증을 줄이려고 벗는 것이다. 전문 수영 선수도 시합 때는 평소 연습 때보다 1~2사이즈 작은 것을 착용한다. 하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힘이 너무 강해 시합 직전까지는 팔 쪽으로 벗어 놓든지, 아니면 수영복 어깨 부위 아래로 수건을 넣어서 받쳐놓기도 한다.
두 번째 만나는 모습은 달리기다. 유니폼만 보면 동호회가 어딘지 알 수 있다. 산악 마라톤, 울트라 마라톤, 철인 2종, 3종 경기…. '무서운' 분들이다. 그런데 간혹 모자 없이 뛰는 이들도 있다. 머리의 수분 증발이 많으므로 꼭 모자를 쓰라고 권하고 싶다. 탈수 탓이다.
자전거족도 많다. 멋진 레이싱 유니폼과 값비싼 자전거에서부터 평상복에 허름한 가정용 자전거까지 천차만별이다. 다리를 벌린 채 타는 이가 있는데, 이럴 때는 효율적인 힘 전달이 안 된다. 발로 페달을 돌린다는 것보다는 무릎으로 발을 통해 페달을 누른다는 느낌으로 즐기는 게 좋다. 즉 대퇴부와 허벅지 근육의 힘을 주로 이용하고 오히려 발목은 약간 고정해 놓으면 운동량이 많다. 안장통이 있어 다리를 벌려야 한다면, 패딩이 있는 전문 유니폼을 착용하든지, 안장을 좀 더 편한 걸로 바꾸길 권한다. 허리도 저항을 줄이려고 구부정하게 숙이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전문 선수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허리 각을 유지하는 게 좋다.
요즘에는 보드 서핑을 자주 본다. 그런데 부상 우려가 있다. 서퍼 보드 탓도 크다.
서퍼 보드의 뒤쪽 바닥에 부착되어 있는 스케그(보드가 옆으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 안전하게 직진시키는 역할)나 보드의 앞쪽 코 부위에 부딪히는 사례가 많은데, 최근에는 코나 꼬리 부위가 부드러운 재질로 많이 바뀌고 있다. 또 다른 예는 얕은 물에서 타다 떨어져 바위나 모래사장에 부딪히는 것이다. 이럴 때는 부상이 심각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마 가장 많은 부상은 다른 사람의 보드에 부딪혀 생기는 예이다. 서퍼는 반드시 보드와 자신의 발을 연결하는 로프를 사용해 '나 홀로' 떠다니는 보드가 없도록 해야 한다.
2013. 07. 09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