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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뇌졸중 초기, 혈압약 먹으면 더 악화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3-22 (화) 09:50 조회 : 4220


[박소강 인창요양병원 신경과 과장]


< 뇌졸중 초기, 혈압약 먹으면 더 악화 >

'고혈압과 당뇨가 있는 70대 할아버지가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러 나가려고 신을 신으려는데 신발이 발에 잘 꿰어지지 않았다.' '10여 년 전부터 동맥경화증이 있는 66세 할머니가 저녁식사 중 손에 힘이 없어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심장질환이 있는 75세의 할아버지는 조금씩 말이 어눌해져가고 있다.' 

이들은 모두 뇌졸중(중풍)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며, 현재 뇌졸중 증상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고령 환자들의 사망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인으로 관상동맥질환(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뉩니다. 증상은 비슷하지만 치료가 달라 CT나 MRI 검사를 통해 뇌경색인지 뇌출혈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졸중의 흔한 증상은 다양합니다.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저리고 감각이 없다거나 ▷말을 못하거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거나 ▷말할 때 발음이 어눌하거나 ▷멀미하는 것처럼 심하게 어지럽거나 ▷시야 한쪽이 잘 보이지 않거나 둘로 보이거나 ▷갑자기 심한 두통이 있을 경우입니다. 

위의 증상이 있다고 모두 뇌졸중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 또는 그 이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뇌졸중의 우려가 큽니다. 반면 양쪽 손발이 오랫동안 저려왔다거나 피곤할 때 뒷머리가 뻐근한 것 같은 증상들은 뇌졸중의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간혹 어떤 경우에는 이 증상들이 몇 분 내지 몇 시간 안에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발할 위험성이 커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뇌졸중은 심장마비처럼 시간을 다투는 병입니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가능한 한 즉시 신경과 의사가 있는 병원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완치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손가락을 따거나 입에 우황청심환 등 무언가를 넣는 행위는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 발병 초기에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은 뇌졸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뇌졸중이 의심되면 혈압약을 먹으면 안 됩니다.

뇌경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병 후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뇌혈관이 막혔더라도 3시간 이내라면 혈전용해제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것이 치료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혹여 3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다른 약물을 사용하여 뇌경색이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2016년 3월 22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