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숙 웰니스병원 여성클리닉 원장]
< '게으른 자의 병' 대장암, 정기검사만으로도 예방 가능 >
'게으른 사람이 대장암에 걸린다'. 이 무슨 뜬끔없는 얘기일까 싶겠지만 대장암은 검사만 열심해 해도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다.
암이란 인체 세포가 이상하게 변화하는 것이며, 그 형태가 바뀌는 과정을 직접 보고 확인 가능한 방법이 내시경검사다. 위암도 다른 암처럼 특이한 증상 없이 소화 불량이나 더부룩함 등 일반적인 위염 증상과 구별이 안 된다. 위염이려니 하고 약만 먹다가 위암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해서, 약을 먹고 관리해도 증상이 오래 간다 싶으면 위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내시경은 공복상태에서 언제든 할 수 있고 그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다. 대장내시경의 경우 대장을 다 비워낸 후 할 수 있는 것이다 보니 전 처치가 꼭 필요하다. 그게 다소 불편하긴 해도 대장암의 경우 요즘 발생 빈도가 아주 높아지고 있고 또 진행된 단계가 되기 전에는 전혀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수라고 하겠다.
평소 변비도 없고 술 담배도 안 해 아무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하던 60대 초반의 한 환자는 권유에 못 이겨 받은 검진 대장내시경에서 1.5㎝ 크기의 용종이 발견돼 제거했다.
그 용종의 끝부분은 이미 암으로 진행돼 있었지만 용종 제거술로 대장암이 완치되는 너무나 다행스런 경우도 있었기에 40대 이후의 대장내시경 검사는 아주 필수적이다.
한국에서도 대장암 발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최근엔 대장에 용종이 많이 생기는 데, 이 용종은 놔두면 암으로 발전해갈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제거할 경우 암 발생을 예방하게 되는 것이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이러한 용종은 모두 제거해 조직검사를 한다.
특히 대장암은 가족력을 많이 탄다. 가족 중 대장암이 있다면 필히 검사를 해야 한다. 또 변비, 흡연, 음주, 인스턴트 음식 과다 섭취 등 위험요소가 되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 장을 비우는 일이 좀 귀찮기는 하나 꼭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용종 제거로서 암이 완벽하게 예방될 수 있는 데 귀찮다고 미루면 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게으른 사람이 대장암에 걸린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간혹 대장암을 배변 시 피가 나는 것이니 '분변잠혈(대변)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괜찮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과 같다. 대변검사에서 피가 섞여 나올 정도라면 이미 암이 커져 조직 손상이 돼 출혈이 되는 것이며, 이런 경우라면 암이 이미 진행된 상태이다. 대개 용종이 있어도 대변검사에선 음성으로 나오기 때문에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대장 관리를 위해선 평소 충분한 섬유질과 수분, 유산균을 섭취해야 한다. 규칙적인 배변활동도 무척 중요하다.
2015년 9월 8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