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원 마더즈병원 병원장]
- 2015년부터 암환자 미용적 회복 새 희망 -
여교사인 박모(40) 씨는 어느 날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병원 검진 결과 유방암 진단이 나왔다. 두 아이의 엄마인 박 씨는 다행히 암 초기이지만 주변에 석회가 많이 퍼져 있어 유방을 절제해야 한다는 설명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지인의 소개로 유방절제와 동시에 재건수술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전문병원을 찾았다.
유방 재건은 보형물이나 자가조직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보형물 이용법은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영구적이지 못하고 모양이 자연스럽지 못한 단점이 있다. 그에 비해 자가조직을 이용하면 등 근육지방으로 재건수술이 가능하고, 등 근육이 충분하다면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자연스러운 형태로 재건할 수 있다. 박 씨의 경우 암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 수술과 동시에 자가조직으로 재건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항암치료를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다.
유방암 수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절제 수술과 일부만 절제하고 방사선치료를 하는 유방보존수술이 그것이다. 보존수술은 유두와 유방피부를 그대로 남기므로 전절제 수술보다 훨씬 미용적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가능한 것은 아니다. 박 씨처럼 암 초기이지만 보존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고, 암이 많이 진행돼 보존수술로는 재발율이 높기 때문에 전절제 수술을 해야 하는 케이스도 있다.
유방은 여성의 미적(美的) 상징으로 수술로 절제했을 경우 신체 이미지에 대한 상실감이 크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 한쪽으로 체중이 쏠려 자세변화가 생길 수 있다. 다른 암과 달리 유방암은 수술 후의 미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가급적 유방을 전절제하지 않고 부분만 절제하는 수술을 하면서도 치료 성적이 비슷한 결과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유방을 전절제해야 하는 경우가 전체 유방암 환자의 30~40%에 이른다. 한때는 수술과 동시에 복원술을 진행하는 것이 암 재발율을 높일 것이라는 추측 때문에 동시재건수술을 가급적 하지 않고 수술 1~2년 후 재건수술을 하는 지연재건수술을 권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경험상 유방재건수술은 암 재발율을 높이지 않고, 재발 암이 늦게 발견되지도 않는다는 게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따라서 최근에는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재건수술을 시행하는 즉시재건술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 방법은 한 번의 마취로 모든 수술이 진행되고 피부·유두 보존을 하면서 수술이 이뤄져 결과 또한 매우 만족스럽다.
지금까지 재건수술은 건강보험 급여가 인정되지 않아 개인 부담이 컸다. 이로 인해 수술을 망설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한 환우단체와 의료계의 요구를 당국이 수용해 내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될 전망이라고 하니 반가운 소식이다.
박 씨와 같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걸린 경우 즉시재건수술로 암 완치와 미용적 필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결과를 얻는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014. 12. 09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