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호 미즈웰산부인과 원장]
감염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대단히 파괴적인 사건이다. 특히 임산부와 태아는 면역이 취약하여 감염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 현재 소아에게 시행하는 예방접종은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다. 영아사망률이 1962년에 만 명당 873명에서 최근 만 명당 15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도 의료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예방접종이 많은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현재의 산모들은 1970~1980년대에 태어난 여성들로서 소아일 때 예방접종이 국가적으로 시행하긴 하였으나 중요 질환을 제외하고는 접종률이 낮았던 것도 사실이다. B형간염처럼 간염예방접종 전에 부모로부터 수직감염된 경우 또한 많았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예방접종 후 몸에 항체가 생기면 A형, B형 간염처럼 평생을 지속하는 항체도 있지만 풍진이나 백일해, 디프테리아 같은 질병의 항체는 10년 이상 지속되지 못한다. 임산부들에게 임신초기에 시행하는 여러 가지 검사 중 이 질병들에 대한 항체가를 조사해보면 너무 적어서 음성으로 나오는 사례가 많다. 그리고 최근에 대두되는 수두나 뇌수막염,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은 거의 시행되지 않는다.
풍진의 경우 임신 초기에 걸리면 실제 기형아가 발생할 확률은 2%정도이지만 치명적이어서 풍진항체검사를 꼭 시행하고 임신 전 예방접종을 꼭 권한다. 현재까지는 임신 28일 전까지는 접종이 가능하나 대규모 연구에서는 임신인 줄 모르고 MMR(홍역 볼거리 풍진의 복합 예방주사)을 접종해도 기형아 발생보고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아직 미국질병관리센터에서는 임신 중 MMR접종을 금기하고 있다. 산모에게 항체가 있으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로 넘어가며, 태아는 MMR접종이 처음 시작되는 12개월까지 어느 정도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서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B형간염은 임신 중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B형 간염은 간경화와 간암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균으로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도 국가적인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으나 항체가 없는 산모가 많고 B형 간염 보균자도 허다하다. 항체가 없는 산모는 임신 중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임신 중에 접종하여야 하며, B형 간염 보균 산모는 수직간염을 예방하기 위해 태아가 태어나자마자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을 동시에 시행한다. 이 때 모유수유 또한 가능하다.
파상풍과 백일해는 소아에게는 DTP예방접종으로 면역이 가능하지만 10년 정도 지나면 항체가가 떨어져서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 중 10년 후 추가 접종을 받은 이는 상처를 입어서 응급실에 간 사람을 제외하고 전무하며 취약하다. 소아 필수 예방접종으로 최근 그 발생빈도가 줄었지만 간간히 발생되며, 파상풍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임신 20주 이후에 접종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 널리 허용, 추천된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는 달리 심한 오한 고열 및 인후염 등을 일으키며 산모는 면역에 취약하여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산모는 반드시 독감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2012. 10. 23 국제신문 26면